1탄의 성원에 힘입어 준비한 넷플릭스애니메이션추천 리스트 2탄. 더 빨리 오고 싶었지만 애니메이션 특성상 정주행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지라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은 추천리스트 1탄에 더 많다. 2탄은 꾸역꾸역 보게 된 작품도 있었기 때문. 그래도 볼만한 것들만 추렸다. 다음에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추천 리스트로 돌아올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애니메이션 쪽 콘텐츠를 더 공급하라!
1. 바이올렛에버가든
이제야 보게 된 나를 매우 쳐야 한다. 교애니답게(#교토애니 ) 미친 작화를 보여준다. 칭찬해야 마땅하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잔잔하다. 개그도 거의 없고 진지한 작품. 멍 때리면서 보면 졸릴 수도 있는데 나쁘게 말하면 심심하고 좋게 말하면 고풍스럽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박한(?) 요소에 거부감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깊이 있고 잔잔한 내용에 크게 호평할 수도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뛰어난 작화와 영상미, 음악 및 섬세한 연출 부분이 기가 막힌다. 영상미와 작화가 훌륭하다는 점에는 거의 이견이 없는 편으로 특히 섬세한 의수, 브로치와 얼굴, 아름다운 배경 작화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교토 애니메이션다운 최고의 작화력, 연출력, 감수성을 갖췄으나 몰입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전개에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감상 포인트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평가가 양극으로 갈릴 수 있는 작품이지만 글쓴이는 추천한다.
2. 노라가미
초반에 3편 정도 보다가 그저 그런 내용에 접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즉, 정신없는 초반 전개에 나가떨어지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다시 봐볼까?'로 시작했던 정주행이 노라가미아라고토 (노라가미 시즌2)까지 이어 볼만큼 괜찮은 애니메이션이다. 넷플릭스에는 시즌2까지는 없고 시즌1만 올라와있다. 시즌1의 정신없는 전개에 진절머리가 나 '이건 대체 무슨 내용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글쓴이와 비슷한 애니 취향을 가진 사람에 한하여) 딱 5편까지만 눈감고 보자. 그 뒤로는 자동 정주행이다. 일본 특유의 가미문화나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게 많아 보였는데, 칠복신 설정이 그중 하나이다.(일본 전통 민간신앙에서 숭배하는 일곱 명의 복(福) 신으로, 일본 각지의 절이나 신사, 대중매체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신)
3. 아이코 인카네이션
'아이코'라는 이름이 촌스러워 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본즈 애니메이션답게(액션으로 정평이 난 제작사) 캐릭터 디자인과 움직임의 작화는 물론 전매특허인 전투신 등 시각적인 면에서도 공들인 태가 난다.(거의 서커스 수준이다.) 신선한 소재에 루즈하지 않은 전개, 마지막 반전까지(상상도 못 했다) 간만에 볼만한 애니메이션을 찾은 느낌이었다. 단, 말도 안 될 것 같은 복잡한 설정에 1화부터 10화까지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 건지 긴가민가했다.(총 12화) 디스토피아적 미래 설정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건 꽤 볼만했다.
4. 나만이 없는 거리
아주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이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본 '머리는 그대로 둔 채로 과거로 돌아가면 난 못하는 게 없었을 텐데'의 망상을 그려냈다. 주인공은 오랜만에 그리운 과거로 돌아왔다. 그러나 반 친구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상황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드라마로도 나왔는데, 글쓴이는 드라마를 먼저 보고 애니메이션을 나중이 본 케이스. 찾아보니까 드라마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어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묘미일 것 같다.
5. 월간순정 노자키군
순정과 개그를 잘 조합한 애니메이션이다. 낭만학원이라는 학교를 주요 배경으로 하는 코믹물인데,(사실 순정의 탈을 쓴 개그물이다.) 메인 스토리 진행이 없는 일상물로, 학교와 노자키의 집을 오가며 만화제작 활동이나 학교 생활에서 생기는 소소한 일상, 인물들 간의 관계, 안타깝게 진행이 되지 않는 여주의 짝사랑을 순정만화 풍으로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남주가 과묵한 눈새다.) 학원+일상+순정+코믹물의 조화가 훌륭한 편. 특히, 순정보다는 개그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기 때문에 순정만화 특유의 소녀풍으로 샤랄라한 부분은 없다고 봐도 된다. 우리의 남자 주인공 '노자키' 는 '하이큐'의 우시지마를 연상시킨다.
6. 고래의 아이들은 모래 위에서 노래한다.
이 역시 이능력자 배틀물 애니메이션이다. 세계관이 독특해서 3화 정도 봤을 때 그 흐름이 명확해진다. 비옥한 땅의 착한 주인공이 세상의 진실(세상은 잔혹하다는)을 알아가며 동료들과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는(그 과정에서 희생이 따르고) 류의 애니메이션이다. 설정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작화도 나쁘지 않다. 줄거리는 "모래의 바다에 덮혀진 세계에 작은 새 같은 표박선 "진흙고래"에 모여진 사람들이 있다. 외계와의 접촉이 전혀 없던 이 섬의 인구는 513명(누가 봐도 적은 수다). 감정을 근본으로 하는 초능력 "사이미아(정염동)"를 가지는 대신 단명하는 "인(印)"과 능력을 가지지 않지만 장수하는 "무인(無印)"이라는 종족으로부터 조그만 공동체를 형성해 조용히 살고 있었다. 섬의 기록계인 "인" 챠쿠로는 어느 날 진흙고래에 붙은 폐허선을 조사하던 중 수수께끼의 소녀 "리코스"와 만난다. 섬의 인간에게, 처음 만난 외부인과의 접촉은 앞으로의 불행을 예견한다."
7. 빨강머리백설공주
우리나라 맞춤법상 '빨간'이 맞는 표기법이어서 조금 거슬리는 제목이다. 순정만화+소녀만화의 집합체인 애니메이션이다. 꿀에 절인듯한 대사와 인물관계 속에서 달달함을 버티지 못하고 끝을 보지 못했다. 유치하고 뻔한(숲 속에서 날 도와주는 잘생기고 착하지만 싸움은 잘하는 정의로운 남자애를 만났는데 알고 보니 왕자였다-! 라거나 "네게 화난 게 아냐. 단지 너를 지키지 못한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 와 같은 말은 속으로 해도 될 텐데 굳이 주먹을 쥐고 내뱉는다거나) 스토리 전개를 선호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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