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맹고기록3 사공이 많아 산을 넘던 그 때 내게도 대학 시절, 동아리가 있었다. 사실 반수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나는 엄연한 '무동'이었다. 無(무)동아리 라는 뜻다. 그러다 반수 생각을 접고, 학교에 다닐 생각을 하니, 대형과라 친한 동기도 적었고, 학생회를 하자니 지나치게 외향적인 사람들의 소굴 같아 내키지 않았다. 대외활동을 충분히 하고 있던 상태라 적당히 소속감을 가지고 열정을 쏟아붓지 않아도 되는, 하지만 나중에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적을 수 있는 그런 단체에 들고 싶었다. 애초에 그다지 순수한 목적으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들게 된 동아리는 엄연히 말하자면 '동아리'는 아니었다.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학교의 지원을 받아 능력을 활용하여 하나의 단체로 독립할 수 있는, 그리고 그 성.. 2019. 11. 24. 생텍쥐페리 <야간비행> -2 인생에 해결책은 없다. 나아가는 힘이 있을 뿐 그래서 궁금했다. 파비앵은 어떻게 되었을지 말이다. 연료가 고갈되어 비행기 그대로 추락했음이 가장 있음 직한 시나리오지만, 왠지 그렇게 곧이곧대로 믿고 싶지는 않았다. 마음 한편에서는 어떻게든 살아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책장을 넘겼지만 책 자체가 리비에르처럼 어찌나 무심하던지. 적어도 파비앵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뉘앙스의 발언이라도 했으면 독자로서 그의 영웅적인 죽음을 함께 애도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작가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악천후 속에 야간비행에 나선 조종사 파비앵이 죽음과 맞서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기위해서가 아니라 존재 의미를 자기 의무로 삼기 때문이다. 죽음은 승리가 된다. 비록 눈물과 고통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되지만 말이다. 파타고니아 우편기는 뇌우의 위협을 받는다. 파비앵은.. 2019. 11. 5. 생텍쥐페리 <야간비행> -1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올까? 생텍쥐페리의 영화를 잘 요약한 유튜브 클립을 먼저 보고 글을 읽어보자. Antoine de Saint-Exupéry - NIGHT FLIGHT (Vol de Nuit) 생텍쥐페리가 아르헨티나에 머무는 동안 쓴 은 그의 두번째 소설로,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평론가들의 호평 속에 이듬해 미국과 영국에서 영역본이 출간되고, 1933년에는 무려 영화로 각색되어 큰 인기를 끈다. 프랑스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십 주간이나 흥행하며 생텍쥐페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비행기 프로펠러로 장식된 병에 '야간비행' 이라는 이름을 붙인 향수까지 나왔다고 하니 대중적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된다. 생텍쥐페리에게 은 특히 밤에 대한 예찬을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추억을 상기시켜.. 2019. 10.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