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애니메이션과 2D와 지적인 덕후/2D에 대한 짧고 얕은 끄적임

<납치사 고요> 야이치는 왜 계속 사람을 납치했을까?

by '김맹고' 2019. 10. 2.
반응형

넷플릭스를 전전긍긍하다 볼만한 애니가 없어 넷플릭스 외 플랫폼에서 봤던 애니메이션을 모아봤다. 앞으로 시리즈별로 올라갈 예정이다. (볼 작품이 마땅치 않아서 글 쓰는데 두 달이나 걸렸음) 넷플릭스는 아래의 애니메이션을 배급하라! 그런데, 온라인상에서 일본애니메이션을 '애니' 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고, 그 외 애니메이션을 '애니메이션'-이라고 분류하는 느낌이다. 제목을 바꿔야하나? 뭐 어찌됐건 시작해보자. 넷플릭스 외 애니메이션 추천 리스트 제 4탄 (추후에 넷플릭스에 배급될 가능성 다수. 본 게시물에 나올 예정이었던 사카모토입니다만? 이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1. 납치사 고요

리뷰 게시물이 없어 참고할만한 텍스트가 없었다. 애초에 '납치사 고요' 리뷰를 한 블로거도 없었고, 아마 소년만화로 분리될 수 있는 오락 요소도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일터. 그러니까 '재미'요소는 확실히 덜 한 편이나, 나는 '오오..굉장해'하면서 뵜으니 추천 리스트에 넣었다.

어릴적 가족에게 버림받은 야이치(세이노신)는 과거에는 하인인 '야이치'로부터 보살핌받았고 그가 죽었다는 소식과 피도 눈물도 없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내로 자란다. 우유부단한 성격에 주목받기를 꺼려하고 무사, 사무라이에 갈맞지 않은 유함이 퍽 무사라는 직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과함께 등장하는 '마사'. 알게모르게 야이치가 끌어들인 '고요'라는 '선납치 후지급' 의 납치조직에 동화되어버린다. 에도에 연고없는 이들이 모여 아슬아슬 외줄타기하듯 벌이는 납치극은 이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신뢰가 쌓여 더욱 과감해진다. 그저 돈이 필요해서 모였다는 무심한 의도와 다르게 살뜰히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고요' 안의 인물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결국 야이치는 범죄의 죄값을 치르게 되지만, 본인이 끌어들인 마사의 도움을 받아 목숨은 부지하게 된다. 

극 전반을 관통하는 큰 질문은 '당신에게 고요란 무엇이오?'- 이다. 그들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누가봐도 무성의하고 표면적이다. '돈이 필요하니까.' '어쩌다보니' '난 원래 심성이 나쁜 놈이라. 손을 떼려해도 나쁜짓만 하게되네' '누구한테 빚을 져서'. 그러나 끝에 가서는 '고요'란 연고없는 이들에게 기댈 곳이 되어준 '가족'이었음이 드러난다.

고요의 수장격인 야이치(세이노신)은 처음에는 복수를 위해 사람을 모았다. 등에 난 화상자국이 단풍잎을 닮았다는 어릴적 동무의 말에 단풍나무를 바라보길 좋아했고, 그 안의 동료가 이를 보고 집단에 '고요'라는 이름을 붙였다. 각자의 복잡한 사연을 뒤로하고 '야이치에게 빚을 져서'라는 명목 하에 고요에 발을 담그게 된 다섯명. 야이치는 고요가 본인에게 별 의미 없는 듯 행동했지만 결국 그에게는 '가족'이었던 것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사내가 도모하려던 일은 어려운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야이치가 바라는 건 단순했던 것이다. 가족. 어려서부터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살얼음 위를 걷는 듯 눈치를 받고 살아오다 버려지고, 여태 떠돌던 자신이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정착할 수 있 곳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딱히 특별한 이능력이나 괴물이 나타나지 않아도, 다자의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비인간적인 행위를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고싶어하는 이야기다. 확실이 소년점프 류의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오노나츠메 원작이기 때문인데, 작가 특유의 개성있는 작화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지 않았나 싶다. 2019년 맹고가 본 애니메이션 중 오락성을 배제한 상태에서 순위를 매긴다면, 작화, 스토리, 전개, 분위기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깔끔하고 복잡한 기승전결, 입체적인 인물, 일본 #에도시대 를 배경으로 잘 풀어낸 작품이라 올해의 최고의 애니메이션이라 가히 말할 수 있다. 추천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