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아마츠가미 다음으로 천상계에서 혼돈의 바다를 내려다보던 세 신령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남신과 여신을 만들어냈다.
남신 이자나기가 신령에게서 받은 창을 혼돈의 바다에 넣고 휘저었다 꺼내자 창 끝에 묻은 소금물 몇 방울이 떨어지며 일본 열도가 만들어졌다고.. 이자나기가 남매인 이자나미와 결혼하여, 아이 대신 혼슈, 시코쿠, 규슈 등을 낳았고, 불의 신 (카구츠치)을 낳다 이자나미는 죽게 된다. 죽은 이자나미를 찾아 요미노쿠니까지 쫓아간 이자나기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이자나미의 충고를 무시하고 뒤돌아보았다가 그곳에서 도망쳐 나온다. 이자나미의 모습이 끔찍해서였다나 뭐라나.
나루토에서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는 우치하 일족의 능력으로 구현된다.
[우치하의 환술: 이자나기]
이자나기를 쓰기 위해서는 센쥬 일족(1대 호카게)의 힘과 우치하 일족의 힘이 필요하다. 나루토 내에서 이자나기를 쓴 인물은 '시무라 단조'와 토비(우치하 오비토)로, 상당한 실력자만 구현할 수 있는 동술. 이자나기는 본인에게 거는 환술로써 불리한 상황을 꿈으로 만들고, 유리한 상황을 현실로 바꾸는 궁.극.의 환술인 셈. 단, 강력한만큼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 이자나미를 사용한 눈은 환술이 끝나면 실명하게 된다.
우치하 오비토는 이자나기를 '육도선인(나루토 세계꽌 내 세상의 구원자이자 창조주였던 인물)의 '만물창조'를 응용한 기술'-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정신에너지를 근원으로 하는 음(-)의 힘이 창조를 맡고, 신체 에너지를 근원으로 하는 양(+)의 힘이 생명을 맡아 무(無)에서 형상을 빚고, 그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설명하면서도 잘 모르겠는 이 복잡한 동술...) 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실체화시키는 이자나기 동술은 건국신화의 창조신이기도 했던 '이자나기'의 모습과 연관 지어볼 수 있다.
원하는 결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특성 역시 신화의 이자나기와 비슷하다. 신화 속 이자나기는 이자나미를 보기 위해 죽음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뒤 돌아보지 말라는 이자나미의 충고를 무시하여 비극을 초래한다. 훗날 우치하 일족은 일족의 번영을 위해 이자나기를 남용하는데, 이는 결국 일족을 파멸에 치닷게 하는 원인이 된다.
'창조'의 신인 이자나기라는 개념 그대로, 나루토 내 우치하 일족은 '이자나기' 능력을 전쟁에서 죽은자를 살려내는 데 사용하는데, 이 역시 죽은 생명을 재창조해내는 이자나기의 신화적 특성을 차용했음을 짐작케 한다.
[무한루프 동술 이자나미]
'이자나미'는 우치하 이타치가 카부토를 상대로 펼친 동술이다. 이자나기가 결과를 바꾸기위해 쓰는 동술이었다면 이자나미는 이자나기와 대적할 수 있는 동술로서, 이자나기의 남용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동술이다. 술자가 자신의 결과를 인정하면(죽은 자를 되살릴 수 없음을 인정할 때) 술법은 자연스럽게 풀린다. 그 대가는 이자나기와 마찬가지로 사용한 눈의 시력을 잃는 것.
- A라는 상황이 있다.
- 환술을 걸 대상에게 A를 기억하게 만든다
- A와 비슷한 상황인 B를 만든다
- A와 B를 잇는다
- 끝나지 않는 루프를 반복한다
이자나미 발동순서. 닥터스트레인지의 '도르마무'와 비슷해보인다.
한스럽게 저승에 머무를수밖에 없었던 이자나미의 염원을 반영한 것인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있는 듯하다. (이자나기가 뒤만 돌아보지 않았더라면 구더기로 들끓던 그녀의 모습을 보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마테라스의 형태변화, 염둔 카쿠츠치]
우치하 사스케는 왼쪽 눈으로 아마테라스를 발동시키고, 오른쪽 눈으로 아마테라스를 발현하여 형태 변화를 시키는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카구츠치를 사용할 때는 왼쪽 눈을 가리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태어나자마자 아버지 뻘의 신(이자나기)에게 죽임당한 신을 우치하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포함시킨 것일까?
우치하 일족이 술법을 발동하는 순서만 놓고 보면 <아마테라스-염둔카쿠츠치-스사노오> 순으로, 신화와는 달리 어딘가 족보가 꼬여(?) 있다. 신들이 태어난 순서대로 우치하 일족이 능력을 구현할 수 있다면, 아마테라스 이전에 염둔 카쿠츠치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카쿠츠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마테라스'라는 능력을 먼저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뭐 나루토 작가인 마사시는 신화의 연대기적 구성보다는 불의 신이라는 개념 자체를 염두에 두고 능력에 이름을 붙인 듯하다. 카쿠츠치는 불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 이 부분에서 신화를 애니메이션 나름대로 재해석한 부분을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황천국 네이버백과사전 2012>
'영화, 애니메이션과 2D와 지적인 덕후 > 2D에 대한 짧고 얕은 끄적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해석 1탄 (0) | 2019.08.24 |
---|---|
나루토를 통해 본 일본신화(토츠카의 검) (0) | 2019.08.22 |
나루토를 통해 본 일본신화(폭풍의 신 스사노오) (0) | 2019.08.18 |
나루토를 통해 본 일본신화(아마테라스, 츠쿠요미) (0) | 2019.08.14 |
나루토를 통해 본 일본신화 (코토아마츠카미와 우치하 시스이) (0) | 2019.08.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