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은 기억할 수 없는 이름을 기억해내려는 주체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과 더불어 신카이 마코토가 직접 소설도 쓰고 애니메이션도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16년 8월 일본에서 개봉된 이래 2017년 2월 말까지 245억 엔의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일본 영화 역대 2위의 기록을 올려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이목을 모았다. 2017년 1월 한국에 공개되었고 특히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줄거리>
이토모리 마을에 사는 여고생 미쓰하. 도쿄에 사는 고교생 다키. 이 둘은 꿈에서 몸이 서로 바뀌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서로가 남긴 메모와 일기를 통해 이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도중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의 손목에는 언제나처럼 누구에게 받았는지 모를 부적 실매듭이 둘러져 있다.
그러자 다키는 꿈에서 가본 이토모리 호수 마을을 찾아 떠나고, 이토모리 마을 출신 사람으로부터 3년 전 마을이 혜성 ‘티아마트’의 운석이 떨어져 전체 주민 1,500여 명 중 500여 명이 죽고 남은 사람들도 마을을 떠나 폐허가 되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이 말을 들은 다키는 휴대폰에 입력해놓았던 미쓰하의 일기를 불러오지만, 그 글씨들은 다키가 보는 앞에서 모두 지워져버린다. 도서관에서 찾아낸 관련 자료에서 다키는 미쓰하가 사망자 명단에 들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다키가 미쓰하의 구치가미사케를 마심으로써 순간이나마 황혼 녘 때 극적인 재회를 한다. 그 직후 다키는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미쓰하의 몸으로 바뀌어 재앙을 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5년 후 다키와 미쓰하는 상대방의 이름도, 기억도 잊어버렸지만 우연히 도쿄에서 만나 서로의 이름을 묻는다.
<무스비>
<너의 이름은>에서는 묶는 것을 뜻하는 일본서 ‘무스비(結び)’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미야미즈신사의 여궁사인 미야미즈 히토하는 손녀딸 미쓰하와 요쓰하에게 다음과 같이 무스비의 의미를 가르쳐준다.
“땅의 수호신을 옛말로 ‘무스비’라고 부른단다. 여기에는 몇 가지 깊은 뜻이 있지.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로, 전부 같은 말을 쓴단다. 이 말은 신을 부르는 말이자 신의 힘이란다. 우리가 만드는 실매듭도 신의 솜씨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지. 한데 모아서 모양을 만든 후에 꼬아서 휘감고, 때로는 되돌리고, 끊기고, 또 이어진다. 그것이 실매듭이고 시간이고 무스비란다. 물이든 쌀이든 술이든, 무언가를 몸에 넣는 행위 또한 무스비라고 한단다. 사람 몸에 들어간 것은 영혼과 이어지는 법이지. 그러니 오늘 올리는 제사는 말이다. 미야미즈 가문의 핏줄이 몇 백 년이고 지켜온, 신과 인간을 단단히 이어주는 아주 소중한 전통이란다.”
단적으로 말해 무스비는 신이다. <너의 이름은>에서 모든 관계성이자 시간이고 온어이며 실매듭이면서 동시에 먹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몸과 영혼을 연결시켜주는 신의 힘이자 관계의 매개체인 꿈 그 자체이기도 하다. 모든 관계성을 신적인 무스비로 여기는 관념은 지극히 일본적이다.
미쓰하는 마을 사람 대부분이 같은 신을 모시는 이토모리’ 마을의 오래된 미야미즈 신사 집안의 손녀딸이다. 할머니가 신사를 지키는 궁사를 맡고 있기 때문에 미쓰하와 요쓰하는 마쓰리 때마다 무녀로서 신악무를 추는 등 주역을 맡는다. <너의 이름은>의 중심 무대인 미야미즈 신사는 대대로 여자가 이어받기 때문에 미쓰하는 언젠가 할머니의 뒤를 이어 신주가 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미야미즈 가문 여성들에게는 1200년마다 찾아오는 재앙을 피하기 위해 미래의 인간과 꿈을 통해 교신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 꿈속에서 다키와 몸이 뒤바뀌는 미쓰하도 그런 능력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2편에서 계속...
<참고문헌 - 일본정신분석: 라캉과 함께 문화코드로 읽는 이미지의 제국, 박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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