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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니메이션과 2D와 지적인 덕후/2D에 대한 짧고 얕은 끄적임

나루토를 통해 본 일본신화(토츠카의 검)

by '김맹고' 2019.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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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모에 정착한 스사노오]

난폭한 기질 때문에 아카마가하라에서 추방당한 스사노오의 이야기는 이전 글에서 다뤘다. 천계에서 쫓겨난 뒤 지상의 이즈모를 떠돌고 있을 때 스사노오는 야마타노오로치를 명검으로 죽이게 되는데, 이 검이 바로 아버지 이자나기에게 물려받은 토츠카노츠루기라는 신검이다. 스사노오는 매년 한 노부부의 딸들을 잡아가는 야마타오로치를 죽이기 위해 노부부에게 잘 빚은 술이 담긴 큰 그릇 여덟개를 각각 여덟개의 선반에 놓아두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신검전설, 2000, 사토 도시유키>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야마타노 오로치는 여덟개의 머리를 술잔에 처박고 마시더니 술에 취해 잠이 들어버린다. 스사노오는 십악(고대 길이의 단위. 1악은 주먹 하나만큼의 길이)의 검을 빼들고 거대한 뱀을 갈기갈기 찢었다고... 이때 칼날이 딱딱한 것에 무딪쳐 이가 모두 빠졌다고 한다. 놀라서 뱀의 꼬리를 갈라보니(스사노오도 신이지만 참으로 맥락없이 행동하는 듯) 그 속에서 칼 한자루가 나왔다. 예사로운 검이 아니라고 판단한 스사노오는 그것을 아마테라스에게 바친다. 이 검이 바로 야마토타케루노 미코토가 동방 정벌 때 사용했던 구사나기의 검 (삼종신기 중 하나)다. <몬스터 퇴치, 2001, 즈카사 후미오>

스사노오는 이즈모로 내려가 사람들을 괴롭히던 머리가 8개 달린 큰 뱀을 죽이고 나라를 세운다. 그 직계 후손인 오쿠니누시 노카미는 야가미히메와 결혼하여 다른 형제들이 물려준 나라까지 다스리게 된다. 천상계에서는 지상계를 천상계 신의 자식이 다르리게 되었다며, 오쿠니누시의 아들에게 나라를 요구하며 니니기 노미코토를 내려보낸다. 니니기는 옥과 거울, 검을 가지고 내려와 여러 신을 낳았고, 그의 직계 증손자인 와카미케누 노미코토가 일본 초대 천황인 진무가 된 것이다.


[야마타의 술]

사스케의 차크라가 바닥나자 오로치마루는 사스케의 몸에 봉인해둔 인을 풀고, 야마타의 술을 발동한다. 술법이 발동했을 때 묘사되는 장면은 머리가 8개인 뱀이 스사노오와 대치하는, 신화속 이야기와 흡사한 모습이다. 사스케의 스사노오는 오로치마루가 소환한 뱀의 머리를 차례대로 썰어 쓰러뜨린다. (으악!)

[토츠카노츠루기 (토츠카의 검)]

토츠카의 검은 고유 명사라기보다, '열손으로 쥘만한 길이의 검'을 가리키는 말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신화에서 스사노오가 꺼내든 검의 길이가 십악(1악은 주먹 하나만큼의 길이. 즉, 10악은 주먹 열개)이었으니 말이다. 카쿠츠치를 베어버린 이자나기의 검도 토츠카의 검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나루토에서의 토츠카의 검은 항아리 모양의 술병 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야마타노오로치를 잠재우는데 아주 적합한 연출인 셈. 술과 검이라니. 나투로 설정상, 토츠카노츠루기는 검에 찔린 자를 영원한 환술 속에 봉인하게 되는데, 그 봉인 툴이 술통이라니 이보다 더 적절할 수가 없다.

토츠카의 검, 쿠사나기노츠루기, 야마타의 술 전부 등장하는 이타치vs 오로치마루 전투 scene

[쿠사나기노츠루기]

나루토에서 오로치마루가 등장할때마다 입에서 꺼내던 검의 이름, '쿠사나기노츠루기'다. 스사노오가 야마타노오로치를 쓰러뜨리고 득템하는 검이니, 오로치마루가 나루토 초기부터 이 검을 가지고 있었던 건 그리 놀랍지 않다. 또한 쿠사나기노츠루기는 한 종류가 아니다. 제츠의 설명에 따르면 토츠카의 검도 쿠사나기노츠루기의 한 종류라 했고, 사스케가 들고 잇는 검 또한 쿠사나기노츠루기다. 사스케가 야마토를 찌를 때, 밝혀지는데, "내 쿠사나기노츠루기는 특별해서 말이지. 가드할 수 없는 녀석이다"-라고 한다.

 


총 4편으로 진행된 '나루토를 통해 본 일본신화'가 이번 '오로치마루'편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모아놓고 보니, 일본 신화와 관련된 능력은 전부 우치하 일족만이 구현할 수 있는 술법으로, 역시 우치하는 외모+능력 다 갖춘 우월한 유전자임을 다시 한번 인증했다. 우치하를 향한 작가의 애정과 무분별한 스탯 분배가 더욱 돋보이기도 한다.

다음은 어떠한 글로 찾아오게 될지 나름 고민이 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장르 종류 가리지 않지만 호불호는 확실하여 이것저것 골라보는만큼, 더욱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글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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